서해바다 같은 남자

걔 안왔어요? 춥게 입고 다니는 애. 이쁘게 생겨가지고. 본문

머리속 잡념의 밭을 일구자

걔 안왔어요? 춥게 입고 다니는 애. 이쁘게 생겨가지고.

뻬호 2019. 4. 13. 23:06

 

나의 아저씨를 보기 시작하며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이지안이가 밥대신 믹스커피를 먹는 장면이었다.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 믹스커피를 때려 넣는데, 역시 노란색 믹스커피가 진리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칼로리가 높은게 맞았구나 라는 생각. 물론 가난에 의한 선택이었겠지. 굉장히 가슴 아픈 장면이었다.

이지안이가 멍청하게 착했다면 드라마가 개판이었을 것이다. 결국 또 그저그런 이야기가 되었겠지. 굉장히 똘똘하게 못된쪽에 가깝게 모난 사람이라 드라마가 수작이 되었다. 난 아무리 생각해도 이자인이는 결국 나빴다. 완전히 깨끗한 사람은 없더라도 뒤집어서 치부하나 안나오는 사람도 없는 법이다.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당한고 생각해 봐라. 일주일안에 미쳐버릴 것이다. 범죄는 범죄일 뿐 미화되어서는 안된다. 이지안이의 상황이 너무나도 끔찍하다. 하지만, 범죄다.

두 주인공을 너무 극으로 치닫게 만들어 본능에 가까운 모습이 나오게 한 부분이, 그래서 숨이 막히게 안좋은 상황에 따른 안좋은 선택을 하게 만드는데, 그래서 전체적으로 마음 아픈 드라마다. 나보다 한없이 아픈 사람을 보며 힘을 내는 괴기한 기분이 드는 드라마 인데, 결국은 해피엔딩이라 약간 김빠졌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결국 다 잘되었구나 하는 허무함.

드라마에서 ASMR을 해주는데, 볼륨을 높이게 되더라. 이선균 목소리는 정말 보호해 줘야한다.

유튜브에서 유튜버를 다큐형식으로 찍은 영상 중에 이쁘고 어린 먹방 유튜버가 나와서 한 말이 기억난다.
Q.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 것 같으세요?
A. 작고 귀엽고 이쁜애가 나와서 신나게 춤추고 엄청 많이 먹으니까 당연히 좋아하겠죠.

이지안이는 치트키였다. 저렇게 작고 귀엽고 이쁜애가 나와서 쳐맞고 다니는데, 누가 가슴 아프다 생각을 안할까. 믹스커피 먹고 남은음식 싸가지고 가서 할머리니를 드리는데, 누가 안슬프다 생각할까.

이지안이 때문에 잘 봤다. 이선균 숨소리도 잘 들었다.
feat. 오!나라! 그리고 이게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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