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머리속 잡념의 밭을 일구자 (25)
서해바다 같은 남자
예전에도 머리를 만지고 옷을 갖춰 입었었다. 새롭고 싶어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모든 게 귀찮아지고 살이 쪘던 것 같다. 살이 먼저인지 귀찮음이 먼저인지는 모르겠다. 꾸민다고 멋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냥 멋 내려고 애쓴 느낌이었을 거다. 그때의 나는 희망에 가득 차 있었고 새롭고 싶었다. 그나마 해서 이 정도인지 의문이지만 되돌아보면 새롭게 거듭나진 않았다. 속을 채우려 하지 않고, 겉모습만으로 변하려 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가. 공허함 속에 겉모습을 챙기는 것인가. 첫 생각은 나잇값 하자이다. 언제까지고 추리닝 바지에 프린트티 입고 다닐 수야 없지 않느냐. 물론 아무도 날 신경 쓰지 않는다지만 겉모습이란 건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내가 새벽에 자꾸 깨는 것이 심각한 불면증이라 생각했다. 디지털 신호가 아니기에 1이나 0이 아닌 불면증은 있겠지만, 윗집에서 쿵쿵대는 소리에 일어나는 것이었다. 내가 자주 나가서 자지는 않지만, 밖에서 자게 되면 깨지 않고 일반적인만큼 잤었다. 내가 불면증이 아니라 잠귀가 밝아서 소리가 나면 깨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정말 놀라운 것은 윗집은 30분에서 1시간 내에 무조건 쿵쿵대며 걷는다는 것이다. 그것도 새벽에 내내. 말로는 죽여버리고 싶다고 하고 있지만, 직접 죽일수는 없을 것이다. 근데 큰 사고 나서 못움직이게 되면 솔직히 기쁠 것은 같다. 새벽에 자꾸 깨서 힘들다면, 육체를 피곤하게 만들라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게 정상적인 삶인가. 노가다 뛰고 잘 수 있으면 그게 해결책인가. 병자가 되..
설날이나 추석쯤에 항상 냉장고가 가득 찼던 것 같다. 다음 명절때는 ‘더 나은 상황이겠지, 더 건강하겠지, 이루어 놓은게 많아지겠지’ 라는 생각을 하는데 점점 명절이 다가 오는데 해 놓은 것은 없고 건강이라도 하려고 이것저것 사게 된다. 역시 건강한 음식은 부피가 크고 냉장고에 들어가야 한다. 엄마가 나 아프다고 이것저것 해주신것도 많다. 한번도 말씀은 안드렸지만 ‘왜 다른 엄마들처럼 음식을 안해주실까’ 라는 생각을 했다. 난 이랬든 저랬든 부족한 자식이고 죄지은 것 같아서 그려려니 하려고 했지만 늘 슬펐다. 챙겨주시니 굉장히 좋기도 하지만, 짐이 되는 것 같아 죄송하기도 하다. 정확히 어떤 마음을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일단은 당연하거나 고마움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련다. 많이 아프고 나서 건강을 챙겨..
나의 아저씨를 보기 시작하며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이지안이가 밥대신 믹스커피를 먹는 장면이었다.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 믹스커피를 때려 넣는데, 역시 노란색 믹스커피가 진리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칼로리가 높은게 맞았구나 라는 생각. 물론 가난에 의한 선택이었겠지. 굉장히 가슴 아픈 장면이었다. 이지안이가 멍청하게 착했다면 드라마가 개판이었을 것이다. 결국 또 그저그런 이야기가 되었겠지. 굉장히 똘똘하게 못된쪽에 가깝게 모난 사람이라 드라마가 수작이 되었다. 난 아무리 생각해도 이자인이는 결국 나빴다. 완전히 깨끗한 사람은 없더라도 뒤집어서 치부하나 안나오는 사람도 없는 법이다.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당한고 생각해 봐라. 일주일안에 미쳐버릴 것이다. 범죄는 범죄일 뿐 미화되어서는 안된다. 이지안이의..
미드를 보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퍽 소리와 함께 정적이 흘렀다. 화성쪽만 정전이었다. 10분을 기다렸다. 그냥 포기하고 술상 정리하고 씻고 누웠다. 누워서 핸드폰을 보는데 와이파이가 안되니 할게 없다. 괜히 사진첩 들여다보다 눈을 감았다. 아, 전기가 안들어면 정말 큰일이 나겠구나. 그리고 데이터 없는 스마트폰은 스마트하지가 않구나. 전기의 소중함이 느껴졌다. 역시나 있을때 펑펑 써야겠다.
재수좋게 엄청나게 멋있는 일출을 보았다. 계획대로라면 동해에서 일출을 보았어야 했지만, 미뤄둔 일을 해결해 놓고 가기엔 내 게으름은 그렇게 약한 녀석이 아니었다. 며칠이 지난 지금도 일은 마무리를 못했고, 난 과거의 나를 너무 과대평가 했던 것이다. 특별한 계획, 일정 그리고 목표도 세워놓지 않은 새해 시작은 별 느낌이 없었다. 점점 곱절로 둔해지는 중이다. 황금돼지의 해라는데 잘되는건 고사하고 내 재수없음이나 어서 닳아 없어졌으면 좋겠다. 이번해는 나를 쥐어짜지 않고 긴장 없이 살았으면 좋겠다. 모쪼록 나로인한 사건들로 가득찬 한해가 되길. 복은 다른분들 가지시고, 내 업이나 떨쳐지길 바랍니다. 어서오시오. 이공일구년.
어제밤에 있었던 일이다. 마트에가서 물건을 사고, 용성통닭에 후라이드를 사러 갔다. 물론 전화주문한 것을 받으러 간 것이다. 차를 세우고 내리는데 처음엔 어지러운줄 알았다. 이게 왠걸. 차가 앞으로 가네. 바로 올라타 브레이크를 밟긴 밟았는데, 이미 보도블럭에 닿은 후였다. 다친데도 부서진데도 없었다. 블랙박스로 본 세상에 보면 스르르 흘러가는 차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난 당연히 안그러겠지 했는데 완전 멍청이네. 난 운전도 굉장히 오래했고, 민감하게 운전한다고 나름 자부한다. 비상시에 올라타서 브레이크 밟는건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역시 세상일 모든 것은 해보기전에 모른다. 바로 브레이크 밟기가 어렵더라. 이것도 운전면허 시험에 넣어야 되는거 아닌가 싶다. 올라타서 문닫고 자세잡고 브레이크 콱 밟..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렇게 떠나고 싶다. 다들 그러는 건가. 모두가 생각을 한들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는 정말 힘들 것이다.나 또한 현실로 만들기까지 생각만으로는 세계의 모든 캠핑은 다 다녀왔다. 지금 캠핑장비를 사다 보니 사고싶은것은 더 많아지고, 점점 짐은 늘어나고, 이게 캠핑을 즐기려 하는 것인지, 캠핑 장비를 사는게 즐거운 것인지. 목표에 도달하려 방법을 찾는데, 방법에 너무 도취되어서 목적이 목표가 되어버린 상황 같다. 최대한 빨리 떠나야겠다. 항상 뭘 하기 전에 이렇게 생각이 많은지. 그리고 그 생각뒤에 결정이 그리 대단하지도 않은지. 이런 놈이 증평은 어떻게 내려간 것인지. 지금 보면 떠나고 싶어서 떠나는 것보다 떠밀려져서 가는 것 같기도 하다. 나의 시간을 무엇으로 채우려던가, 취미를 갖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