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바다 같은 남자
첫눈이 내려 버렸다. 본문
이번해 첫눈은 화끈하게 오는구나.
여태 보아왔던 첫눈 중에 이렇게 '내가 첫눈이다!' 하면서 온 것은 처음이다. 기억에 없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꽤 인상적이다.
그간 누군가에게 첫눈이 온다고 문자를 하면 난 못 봤다고 할 정도로 흩날리며 내리더니, 연락할 사람이 없으니 이렇게 펑펑 내려주시네. 11월 초 제사 때 이후로 엄마를 뵈러 안 간지 한달이 다 되어 간다. 특별히 안 갈 이유는 없는데 어쩌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 그냥 많이 답답하다. 어쨌든 아까 눈이 온다고 문자를 보냈다. 생각해 보니 한 번도 첫눈이라고 엄마한테 문자 보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도대체 난 지금까지 어디에 집중하며 살았는지 모르겠다. 가정도 내 업도 그렇다고 사랑도 제대로 곁에 두지를 못했다. 지금 내가 첫눈을 보고 있는 건 눈이란 것이 좋아서 보고 있는 건지, 살랑살랑 떨어지는 눈이 부러워서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히 눈이 오면 심장 있는 데가 간질간질하다. 마음이 아픈 것 같다. 많은 후회를 하게끔 그렇게 내 마음에 첫눈이 내려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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