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바다 같은 남자

조용한 삶의 포근한 불안함. 본문

머리속 잡념의 밭을 일구자

조용한 삶의 포근한 불안함.

뻬호 2016. 11. 20. 23:34

일주일간 누구도 날 부르지 않았고 나도 누굴 부르지 않았다. 편하다.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이 너무 좋다.​

그런데 이 포근한 자유 속에는 큰 불안이 존재한다. 그것은 기대에 의한 실망이다. 누군가 혹시 나에게 어떤 것을 기대하고 있는데 내가 아무 행동을 하지 않아 나에게 실망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난 이런 실망을 주게 될까 봐 불안하다. 실제 이 과정이 일어났는지, 지금은 아니지만 내일은 그럴지 알 수는 없다. 이것은 쓸데없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은 우리를 멀어지게 하고,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 생긴다는 것은 직접 경험했다. 편히 있으면 죄인 것 같은 느낌이 싹을 틔워 내 마음의 평화를 철저히 방해한다. 온전히 마음을 쏟을 한 사람이 없어서 누군가 날 싫어하거나 떠나는 것이 불안한 것이다. 내가 다음번에 누군가를 부를 때는 여가시간을 꾸며줄 관객이 필요하거나 소비를 위한 파트너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보고 싶어서 그 사람이기 때문에 연락하기를 바란다. 안락한 방구석 조용한 삶이 너무 좋은 나는 포근한 불안함 옆에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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